역시 어제의 일은 이른 기우였다.
개중엔 자신의 생각대로 밀어부치는 식의 접근방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있다.
상대에게 폐가 될거란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인지
혹은 자신이 저지른 일련의 행동들이 모두 익스큐즈 될거라 바라는 것인지, 어느 쪽이든 수용자 입장에선 불쾌하고 폐가 된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장마가 길어지고 열대야도 시작되어서
밤이 되어도 피곤한데 뒤척이는 날들이 생긴다
피로가 이튿날까지 이어져도 딱히 하는 일이 없는 지금으로선 크게 익스큐즈 될 일은 아니다
7월은 방학이고 이런 계절을 몇 번인가 났다.
도서관에서 나와 같은 나이의 시인이 쓴 책을 빌렸다.
원래는 씨네 21을 읽다가 (온갖 비평들과 박평식의 평점 보는 잼) 시인들을 인터뷰 해 놓은 섹션을 발견했다
그 땐 토요일 4시 50분, 폐관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고 나는 무슨 마감 쫓기는 작가의 심정으로 페이지 너머 흘깃 봤었던 어떤 이의 이름을 쫓고 있었다
그게 시인 송승언 이었고
신간의 제목은 무려 '철과 오크' 였다.
철은 무엇이고 오크는 무엇일까...
한 때 지독하게 못생긴 외모를 가진 여성을 비하하여 오크녀라 칭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를 뜻하는 것인가, 의문을 가진 채
철과 오크를 의문으로부터 쫓기듯 읽어가고 있다
아직 읽는 중이라 해석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오히려 '철과 오크'보다 마음에 머무는 글이 있었다
근데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아주 단순해서 초등 학습의 일환인 것 같아 보이지만 그걸 제대로 이행하는 어른은 이시대에 거의 없다
그걸 업으로 여기는 자들만이 그들만의 서재, 리그 속에서 꾸준히 걸어가고 있거나,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 정도가 분류를 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게 옳다고 하는 말이 아니라 나는 적어도 그렇게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그치만 그건 역시 고된 작업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내 생각을 스스로가 정리하는 것에 불과할 뿐 공개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고독한 음지의 냄새가 나는 것이다